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 역대 최고 19.58% 기록
전남 34.96% vs 대구 13.42%… 지역별 20%p 격차 선명
탄핵 정국 속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사전투표율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호남권은 30%를 훌쩍 넘긴 반면 영남권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대조적 양상을 보였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전국 사전투표율이 19.58%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568개 사전투표소에서 전체 유권자 4,439만 1,871명 중 869만 1,71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22년 20대 대선 첫날 사전투표율 17.57%보다 2.01%포인트 높은 수치로, 사전투표제 도입 이후 전국 단위 선거 첫날 기준 최고 기록이다. 당시 776만 7,735명이 첫날 사전투표에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92만여 명이 늘어난 셈이다.
호남권 '폭발적 참여' vs 영남권 '상대적 저조'
지역별 사전투표율 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뚜렷했다. 전라남도가 34.9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고, 전라북도 32.69%, 광주광역시 32.10%로 호남권이 일제히 30%를 넘겼다. 세종특별자치시도 22.45%로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반면 대구광역시는 13.42%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경상북도 16.92%, 경상남도 17.18%, 부산광역시 17.21%로 영남권이 전반적으로 전국 평균에 못 미쳤다. 최고(전남)와 최저(대구) 지역 간 격차는 21.54%포인트에 달했다.
수도권은 서울 19.13%, 경기 18.24%, 인천 18.40%로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충청권은 대전 18.71%, 충남 17.93%, 충북 17.50% 순이었다.
지역별 격차, 과거 대선과 유사한 패턴
지역별 사전투표율 격차는 과거 대선에서도 나타났던 패턴과 유사하다. 20대 대선 당시에도 호남권(전남 28.11%, 전북 25.54%, 광주 24.09%)이 상위권을, 영남권이 하위권을 기록했었다.
다만 이번 21대 대선에서는 호남권의 투표율이 더욱 높아진 반면, 경북은 20.99%에서 16.92%로 4.07%포인트, 대구는 15.43%에서 13.42%로 2.01%포인트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제 도입 이후 지역별 투표 참여 패턴이 어느 정도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진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종 사전투표율 36.93% 돌파 전망
첫날부터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인 만큼 이틀간 진행되는 사전투표 최종 투표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20대 대선 당시 기록한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36.9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가장 높은 수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선거들의 사전투표율을 보면 2020년 총선 26.69%, 2018년 지방선거 20.14%, 2017년 대선 26.06% 등을 기록했다.
사전투표는 30일까지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되며, 본투표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사전투표 종료 후 최종 사전투표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21대 대선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치러지는 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