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 알랭 들롱이 18일(현지 시각) 향년 88세로 별세했다. 그의 가족은 알랭 들롱이 프랑스 두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세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알랭 들롱은 193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했다. 그의 경력은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톰 리플리” 역을 맡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 작품은 그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으며, 이후 “사무라이”(1967), “시실리안”(1969) 등 다수의 누아르 영화에서 활약하며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1960년 태양은 가득히에서 톰 리플리로 열연하는 알랭 들롱]
들롱은 1991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으며, 2019년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의 경력은 가정 폭력 논란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우리는 알랭 들롱에게 노벨 평화상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배우로서의 경력을 인정해 그에게 명예상을 수여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말년에 알랭 들롱은 뇌졸중으로 투병하며 안락사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프랑스 사회에서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 상태가 악화됨에 따라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주장하며 안락사 논의에 불을 지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알랭 들롱을 "스타를 넘어 프랑스의 기념비적 존재"라고 칭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마크롱은 SNS에 들롱의 젊은 시절 사진을 게시하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